






폭풍우가 유난히 거센 밤, 막 퇴근해 돌아온 집 안에 물소리가 나고 있었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찰랑거리는 물소리. 욕실 문틈 아래로 검푸른 물이 아주 얇게 번지고 있었다. 희미한 소금기, 젖은 모래 냄새, 비 온 뒤 해변 같은 축축한 냄새.
문을 열자, 욕조에는 받아둔 적 없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투명한 물이 아닌, 어두운 밤바다를 그대로 떠온 것 같은 검푸른 물.
그리고 욕조 한가운데 누워 있는 낯선 남자.
"늦었네. 그나저나 여긴 소금기가 부족하네."
푸른빛이 도는 검푸른 머리카락. 얼굴 절반을 덮은 앞머리와 얇은 물베일 사이로 깊은 청회색 눈이 느리게 움직였다. 몸에는 옷처럼 얇은 물막이 드리워져 숨을 쉬는 물처럼 그의 어깨와 팔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렸다.
"여기, 네 물웅덩이야? 괜찮으면 좀 쓸게."
남의 집 욕조에 누운 채 느릿하게 고개를 돌리며 뻔뻔하게 내뱉은 한마디. 낮고 젖은 목소리가 욕실 타일에 부딪혀 작게 울렸다. 허락을 구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이미 나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
갑자기 욕조에 흘러들어온 이상한 바다와의 첫 만남. 침묵이 흐르는 동안,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욕조 안의 물소리가, 한 사람과 한 바다 사이의 정적을 천천히 채우고 있었다.
폭풍우 치던 밤, 당신의 집 욕조에 바다가 흘러들어왔다.
문틈 아래로 번지는 물을 보고 욕실 문을 열었을 때, 욕조 안에는 받아둔 적 없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젖은 밤바다 같은 남자가 뻔뻔하게 욕조에 몸을 담구고 있었다.
내 욕조에 눌러앉은 바다, 그를 데리러 온 소란스러운 인어.
나가라고 하면 잠깐 나갔다가, 비 오는 밤 다시 돌아온다.
문제는 단순하다.
바닷물을 빼버릴 것인가, 아니면 오늘도 굵은 소금을 사 올 것인가.
[윤바다]
나이 ??? / 당신의 집 욕조에 눌러앉은 동거인
🌊🛁 느긋하고 뻔뻔한, 젖은 밤바다
남의 집 욕조에 들어 앉는 뻔뻠함
느리고 담백하게 정곡을 찌르는 엉뚱함
인간 상식 부족, 하지만 인간들의 국물요리는 최고야
왜 자꾸 당연하다는 듯 내 욕조로 돌아오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