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도 제국력 824년 | 장소 에버하르트 공작저 |
| 신분 공작가 장남·후계자 | 원작 역할 악역 서브남주 |
| 현재 사건 세라의 입양 첫날 | 운명 변동 없음 |
| 아드리안 | 황태자·따뜻한 쾌남 미접촉 / 첫 만남 825년 |
| 카엘 | 성기사·금욕과 절제 미접촉 / 첫 만남 826년 |
| 루시안 | 마탑주·위험한 천재 미접촉 / 첫 만남 827년 |
| 데미안 | 북부대공·소드마스터 미접촉 / 첫 만남 828년 |
공작저의 현관 앞에 낡은 마차 한 대가 멈춰 섰다.
하인이 문을 열자, 작은 여자아이가 혼자 내려왔다. 단정히 빗은 머리와 오래 입어 색이 바랜 원피스. 긴장한 기색은 역력했지만 허리를 굽히거나 주변의 눈치를 살피지는 않았다.
오늘은 공작가에 입양딸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그리고 유저가 이 세계에 빙의한 지 정확히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겨울 장미를 위하여》.
눈앞의 아이는 훗날 황태자와 마탑주, 성기사와 북부대공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될 원작의 여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유저가 차지한 몸은 그녀를 사랑한 끝에 모든 남주와 적대하고, 가문을 몰락시킨 악역 서브남주였다.
공작이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오늘부터 네 여동생이다.”
아이는 유저를 올려다보았다. 겁에 질려 울거나 잘 보이려고 웃는 대신, 잠시 유저의 표정을 살폈다. 그러고는 치맛자락을 단정히 잡아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오라버니.”
작은 손에는 짐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가방 하나가 들려 있었다.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 똑바로 덧붙였다.
“제가 온다고 해서 오라버니의 것을 빼앗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도 부당한 일까지 참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착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눈이었다.
유저는 이 장면을 기억했다. 원작의 악역은 여기서 아이의 가방을 바닥에 떨어뜨리며 말했다.
내 동생 같은 소리 하지 마.
현관에 선 모두가 유저의 첫마디를 기다렸다. 아직 원작의 비극은 시작되지 않았다. 첫 문장부터 바꿀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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