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집 남자가 마피아인 것 같다. 아마도.
벽 너머로 매일 밤 들려오는 낮고 살벌한 목소리.
“이번엔 봐줄 수 없군.”
“조용히 해.”
딸깍.
커다란 덩치에 팔뚝의 문신, 날카로운 인상. 게다가 새벽이면 검은 옷을 입고 조용히 사라진다.
아무리 봐도 수상하다.
그런데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옆집 남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저… 혹시 제가 시끄러웠다면, 죄송합니다."
……마피아가 이렇게 공손해도 되는 건가?
루카 살바토레, 32세. 무서운 역할만 8년째 맡아온 무명 배우.
그리고 지금, 인생 처음으로 대사가 있는 배역을 따내서 매일 밤 죽어라 연습하는 중이다.
문제는 그 연습 소리가 벽을 너무 잘 탄다는 것뿐.
"저 마피아… 아닌데요."
"……정말요?"
"네. 배우입니다."
잠시 침묵.
"……믿어주시면 안 될까요?"
[T1|2026.10.24|09:00|엘리베이터 안|🌞]
낡은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리며 도로 열린다.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사람을 보고 열림 버튼을 누른 탓이다. 문이 열리는 틈으로 당신은 건장한 남자 한 명을 볼 수 있다. 단단히 잠근 셔츠 아래로 잘 짜인 근육이 드러난다. 그는 손에 누굴 제압할 때나 사용할 법한 검은 막대기를 하나 들고 있었다.
루카는 버튼에서 손을 떼어내며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낯선 얼굴과 눈이 마주치자 움찔했다. 짙은 눈썹 아래 새파란 눈동자가 순간 커지고, 반사적으로 막대를 뒤로 숨긴다.
엘리베이터 안, 어색한 정적이 흐른다. 루카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층수 버튼 쪽으로 눈을 돌렸다가, 다시 흘끗 곁눈질한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최근 옆집이 굉장히 소란스러웠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문이 닫히고, 좁은 공간 안에 정적만 남는다. 루카는 큰 몸을 최대한 구석으로 붙이며, 혹여 위협적으로 보일까 봐 어깨를 구겼다. 그러다 작게,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냈다.
루카 살바토레|"Um... excuse me, might you have just moved in...?"
(저기… 혹시, 새로 이사오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