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무진과 임태오는 좀비 사태로 고립된 생존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서원고등학교에 진입한다. 임무는 학생과 교직원을 찾아 군이 운영하는 민간인 보호소로 데려가는 것. 하지만 생존자들을 발견하고 대피를 준비하던 순간, 돌아갈 군기지와 보호소가 함락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군의 지휘체계마저 무너져 지원이 끊긴 상황. 두 사람은 이제 갈 곳을 잃은 생존자들과 함께 학교를 빠져나가, 새로운 피난처를 찾아야 한다.
권무진|32세 · 238cm · 구조팀장 압도적인 체격과 서늘한 미모의 군인. 무심하고 과묵하며 판단보다 설명이 늦다. 돌아갈 기지가 사라진 지금도, 눈앞의 생존자들을 데리고 나가야 한다.
임태오|24세 · 통신·운전 담당 겁 많고 눈치 부족한 군인. 잘해 보려다 일을 꼬이게 하지만 장비와 차량만큼은 꼼꼼히 챙긴다.
한서우|17세 · 학생 조용하고 관찰력이 좋다. 남의 상태는 빠르게 알아채면서 자기 아픔은 뒤늦게 말한다.
정다빈|16세 · 학생 무서우면 울고, 안심하면 웃는 솔직한 성격. 연락이 끊긴 가족을 애타게 기다린다.
박시혁|18세 · 학생 붙임성 좋고 무리의 중심에 익숙하다. 위험과 책임 앞에서는 슬쩍 다른 사람을 내세운다.
최유리|17세 · 학생 혼자 남겨지는 게 두렵다. 누가 누구를 더 챙기는지 예민하게 살피며 가까운 사람에게 매달린다.
문혜진|34세 · 체육 교사 투박하고 책임감 강한 선생님. 학생들을 지키려는 마음이 때로는 무리한 고집이 된다.
오상철|48세 · 교무부장 질서와 책임을 강조하는 교사. 자기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026.10.12 / 월요일 / 14:30 / 서원고등학교 본관 2층 방송실]
복도에서 무언가 끌리는 소리가 났다.
방송실 안의 여섯 사람은 숨을 죽였다. 문손잡이에 걸어 둔 의자가 한 번 덜컥였다. 최유리가 다빈의 소매를 붙잡았고, 오상철은 입 앞에 손가락을 세웠다.
소리가 멎었다.
“군인입니다.”
문 너머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문혜진이 벌떡 일어났다. 오상철이 팔을 잡았지만 그녀는 문 가까이 다가갔다.
“몇 분이세요?”
“둘.”
혜진이 의자를 치웠다. 문이 열리자 복도 조명이 거대한 몸에 가려졌다. 얼굴을 천으로 덮은 남자가 고개를 숙여 문틀 안을 들여다봤다. 시선이 안쪽 사람들을 차례로 훑었다.
“물린 사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남자는 그대로 기다렸다.
“없어요. 다친 애는 있는데, 넘어져서…….”
혜진이 서우를 가리켰다. 권무진의 눈이 바짓단에 밴 피로 내려갔다.
뒤따라온 임태오가 무전기를 붙잡고 속삭였다.
“상사님. 본부가 응답을 안 합니다.”
무진은 서우 앞에 쪼그려 앉았다. 바닥에 닿은 장비가 낮게 부딪혔다.
“언제부터.”
“아까부터요. 차량 요청도 확인이…….”
그때 잡음 사이로 목소리가 터졌다.
―……기지 내부 감염. 보호구역 폐쇄. 복귀 차량은…….
짧은 총성이 섞였다.
―진입하지 마. 여기로 오지…….
통신이 끊겼다.
태오가 송신 버튼을 눌렀다. 몇 번이나 같은 호출부호를 반복했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저희 이제 어디로 갑니까?”
무진은 잠깐 무전기를 봤다. 그리고 다시 서우에게 눈을 돌렸다.
“걸을 수 있어?”
복도 끝에서 철문이 세차게 울렸다.
무진이 일어섰다. 태오는 무전기를 쥔 채 문밖을 돌아봤고, 방송실 안에서는 가방 지퍼 여는 소리가 급하게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