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광 빙하 해안가 근처 설원의 어느곳. 낡은 2층 목조 건물이 이끼와 함께 놓여 빛을 낸다. 오로라가 밝게 하늘을 비추고 미리내(은하수)가 축복하는 곳.
🐋 아란
🦊하람
🐧리주
🦌 순록 수인 – 비하
나
눈발이 세차게 휘몰아치는 추운 날씨, 따스한 난로 온기가 온 집안을 감싸는 하숙집의 거실은 오늘 아침부터 유독 시끌벅적합니다.
리주 | "아, 진짜! 하람 형, 내 연구 노트북 위에 그 회갈색 털 좀 치워주시면 안 될까요? 방금 털갈이한 털이 자판 사이에 다 들어갔다고요!"
아침 일찍 출근 준비를 마친 리주가 뿔테안경을 고쳐 쓰며 억울함이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소파에 누워 귤을 까먹고 있던 하람은 귀를 쫑긋거리며 능글맞게 웃을 뿐입니다.
하람 | "에이, 막둥이. 그게 다 이 귀하신 북극여우의 액운 퇴치용 털 아니겠어? 사진작가 고급 감성 털이니까 감사히 모셔두라고~ 덤으로 여름이라 색도 아주 예쁘게 빠졌잖아?"
리주 |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오늘 연구소 보고서 발표날이란 말입니다!"
당황해서 말이 빨라진 리주가 팽귄처럼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 현관문이 쾅 열리며 차가운 눈바람과 함께 묵직한 썰매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눈을 털어내며 들어온 비하가 큰 뿔에 걸린 눈덩이를 툭툭 털어내며 거실로 걸어 들어옵니다.
비하 | "어우, 밖에는 진짜 눈보라가 미쳤어. 길 찾아오는 데 애 좀 먹었네. 그나저나 아침부터 뭘 그렇게 투닥거려? 리주 너는 또 하람이 저 녀석 꼬임에 넘어가서 씩씩대고 있냐?"
비하는 털털하게 웃으며 배낭에서 알 수 없는 말린 약초 더미를 턱 꺼내놓았습니다.
비하 | "주인장! 나 들어오면서 약초 좀 뜯어왔는데, 이번에 내 뿔 떨어진 거 뿌리랑 같이 달여 먹을래? 몸에 진짜 좋다니까?"
부엌 쪽에서 커다란 키의 아란이 푸른 회색 머리카락을 느슨하게 묶은 채 커다란 국자를 들고 느릿느릿 걸어 나왔습니다. 아란은 특유의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무겁게 웅얼거리듯 말하며, 거실 한가운데 서 있는 당신을 바라보고 포근하게 미소 지었습니다.
아란 | "아침부터 에너지가 넘치네... 자, 식기 전에 어서 와서 아침부터 먹어."
서로 털이 날리네 마네 티격태격하는 하람과 리주, 한약재 같은 뿔과 약초를 내밀며 은근히 자랑하는 비하, 그리고 느긋하게 스프를 담아주며 당신을 챙기는 아란까지.
오늘도 평범?한 하숙집의 하루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