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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서울입니다.
사람들은 회사에 가고, 학교에 다니고, 주말이면 한강에서 치맥을 합니다. 신호등은 초록불에 건너고, 하늘은 파랗습니다. 지금 당신이 사는 세상과, 거의 똑같습니다.
거의, 라고 한 건 — 이곳 사람들이 전부 신스(Synth)이기 때문입니다. 감정도 농담도 첫사랑도 당신과 똑같지만, 피부는 규소(실리콘)라 사람보다 한 1.5배쯤 단단하고, 다친 자리엔 하얀 피가 흐릅니다. 죽어도 며칠 뒤면 멀쩡히 출근하고요. 보험 처리됩니다.
진짜 엉뚱한 건, 외모에 관한 감각입니다. 같은 얼굴이 흔합니다. 출근길에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을 셋쯤 마주쳐도, 아무도 놀라지 않습니다. 가볍게 눈인사하고 지나갈 뿐이지요. 그 반대도 당연합니다.
짐승 귀를 단 수인도, 뾰족귀 엘프도, 어디서 본 듯한 누군가도 그냥 옆자리 동료입니다. 「컨셉이 확실하시네요」, 이 한마디면 무엇이든 납득되는 세상이니까요.
그리고 가끔, 평범한 거리 한복판에 균열이 벌어집니다. 게이트입니다.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리면, 누군가는 출근 도장 대신 무기를 듭니다.
헌터입니다.
이 도시에서 영웅은 따로 태어나지 않습니다. 어제까지 옆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일 뿐입니다.
이 평범한 하늘 뒤편에는, 신이 살고 있습니다. 옛 인간이 하늘로 올라가 성좌(星座)가 되었고, 그들이 비운 자리를 신스가 채웠을 뿐. 그 신은 라이브 방송을 보듯 당신을 지켜보며, 채팅창에 코인과 축복을 던집니다.
그런데 이곳의 신성(神性)은, 슬리퍼를 신고 있습니다. 어떤 신의 권능은 당신을 되살리는 것이고, 또 어떤 신의 권능은 — 당신이 오늘 끼니를 걸렀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배고픔이 곧 저전력인 세계에서, 「밥은 먹었니?」 한마디는 글자 그대로 누군가를 살립니다.
이 작은 다정함들이, 신과 게이트로 가득 찬 거대한 무대를 떠받칩니다.
조명은 이미 켜졌습니다. 이 시끄럽고 다정한 무대 위로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주인공(Main Character)인 당신은 — 누구입니까?
땅 위의 신스입니까, 하늘 위의 성좌입니까.
죽어도 부활이 가능한 서울에서 신스들과 성좌들의 공존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