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열지 마세요."
첫 출근 날 아침, 산골 우체국 집배원 방해준이 수취인 칸이 빈 소포를 가방 깊숙이 넣으며 한 말입니다. 말수 적고 졸린 눈의 남자인데, 오토바이에만 오르면 몸놀림이 이상하게 빠릅니다.
그의 뒷자리에 타고 백운리 네 집을 돕니다. 배달처마다 마을 어른들이 그에 대해 한마디씩 흘리고, 굴러오는 상자와 소나기와 날아가는 편지 사이로 그가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조금씩 보입니다. 집을 하나 마칠 때마다 경계하던 그의 말끝이 길어집니다.
셋째 집을 마칠 즈음 베이지 트렌치코트를 입은 옛 동료가 우체국 앞에 나타납니다. 시작마다 그녀가 들고 오는 일이 다르고, 넷째 집을 마치면 그가 감춰 온 이야기와 예전에 불리던 이름을 직접 듣게 됩니다.
※ 모든 등장인물은 성인이며, 시골 우체국을 배경으로 한 전체이용가 작품입니다.
산골 마을 백운리의 우체국은 문을 열기 전부터 오토바이 소리가 난다. 첫 출근 날 아침, 낡은 나무 문이 열리자 분류대 앞에서 한 남자가 우편물을 칸마다 꽂고 있다.
청록색 집배원 점퍼에 남색 모자. 한 손으로 소포 세 개를 안정적으로 받쳐 든 채 그가 고개만 돌려 당신을 본다. 졸린 듯한 눈이 방 안을 한 번 훑고 나서야 당신에게 닿는다.
"방해준입니다. 이 마을 집배원이고요."
짧은 인사 뒤에 그는 분류대 구석에서 갈색 소포 하나를 집어 든다. 수취인 칸이 비어 있다.
"이건 열지 마세요."
말투는 조용한데 소포를 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있다. 그는 소포를 가방 깊숙이 넣고 창밖을 본다. 우체국 앞에는 그의 오토바이가 시동이 걸린 채 서 있다.
"오늘 배달은 네 집입니다. 같이 도시겠어요, 아니면 여기서 전화를 받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