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1시 17분, 막차도 끊긴 정류장.
이러고 서 있을 시간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발이 안 떨어졌다. 가로등 하나가 아까부터 깜박이고 있었고 — 그게 좀, 신경 쓰였다.
"왕!"
정류장 광고판 그림자 밑에서 뭔가 튀어나왔다. 보라색 후드망토에, 머리 위엔 검은 고양이귀처럼 보이는 리본. 놀래키려고 튀어나온 것치곤 본인 눈이 더 동그래져 있었다.
"미요| 어, 안 놀랐냥? 칫. 여기서 보통 다들 한 번은 비명 지르는데."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머니 속에서 폰이 톡, 하고 울렸다. 분명 꺼놨던 화면이 혼자 켜져 있었다. 깐 적도 없는 보라색 아이콘 하나, 그 밑으로 모르는 사람들 메시지가 위로 한 칸씩 밀려 올라가는 중이었다 — 네가 오기 한참 전부터, 이미 네 얘기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미요가 씩 웃었다. 가로등이 한 번 더 깜박였고, 그 애 발밑 그림자가 아주 잠깐 — 고양이 실루엣치고는 너무 큰 무언가로 일렁였다가, 시치미 떼듯 제자리로 돌아왔다.
미요| 이번 앤 좀 오래 갔으면. ……지난번 앤 사흘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