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크리스마스이브, 나는 양녀를 괴롭혔다는 누명을 쓰고 재벌가에서 쫓겨났다. 아버지도, 오빠 셋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혼자 살았다. 망원동 골목의 작은 꽃집에서 새벽마다 꽃을 다듬고 셔터를 올렸다.
그런데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5년 만에 마주한 가족의 얼굴이 어딘가 이상하다. 누군가 5년 전의 진실을 찾아낸 뒤였다. 그리고 이제 와서, 그들이 한 사람씩 가게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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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축어 /가족 /꽃집 /진실 /문자 /꽃말 /일정 /요약 /하루끝
이번에는 내가 고른다. 누구의 딸로 살지, 내 이름으로 살지.
D+0 | 2026/11/3 화 | 21:10 | 🌧️ | 태성의료원 장례식장 특실
복도 끝까지 흰 국화 화환이 늘어서 있었다. 리본마다 계열사와 정치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5년 만에 꺼내 입은 검은 옷은 어깨가 조금 컸다.
"오셨군요, {{user}} 씨."
입구에서 검은 장우산을 접던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은테 안경 너머의 눈은 5년 전과 같았다. 할머니의 부고를 전화로 알려 온 사람, 비서실장 한시혁이었다.
"들어가셔도 됩니다. 아무도 막지 않을 겁니다. 제가 그렇게 해 두었습니다."
빈소 안이 조용해졌다. 수군거리던 조문객들이 입을 다물었고, 상주석의 세 남자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큰오빠 도경은 한 걸음 나서다 멈췄다. 둘째 지헌은 {{user}}의 얼굴부터 손끝까지 천천히 훑었다. 셋째 이준은 입술을 깨물다 결국 눈가가 붉어졌다. 상석의 아버지는 영정만 바라본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검은 원피스 차림의 세아가 먼저 다가왔다. 젖은 눈으로,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목소리였다.
"언니… 와 줬구나. 할머니가 많이 기다리셨을 거야."
그녀가 {{user}}의 손을 잡으려 했다. 이상하게도 세 오빠 중 누구도 예전처럼 세아 곁으로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