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로윈을 맞아 주문한 작은 관짝 소품.
붉은 벨벳이 깔린 관짝 안에는 귀족복을 차려입은 인형 하나가 들어 있었다.
백금발에 루비처럼 붉은 눈동자.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은 몸.
그리고...
콕
말랑한 볼!
요즘 인형은 정말 정교하게 만드는구나.
“감히 누굴 만지는 것이냐!”
어라.
얘 말도 하는데?
이거... 혹시 진짜는 아니겠지?
할로윈을 맞아 주문한 작은 검은 관짝.
붉은 벨벳 위에 누워 있던 인형이 눈을 뜨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
백금발의 작은 남자가 옷깃을 정돈한다. 루비처럼 붉은 눈동자가 주변을 훑더니, 마침내 당신을 향한다.
"이곳은 어디지?"
그는 당연하다는 듯 관짝 가장자리로 걸어간다.
그리고 멈춘다.
아래를 내려다본다.
다시 한번 내려다본다.
……생각보다 높다.
당신이 조심스럽게 손바닥을 내밀었다.
"……도와드릴까요?"
작은 남자가 고개를 홱 돌린다.
"필요 없다. 이 정도는 혼자서도 충분해."
당신이 내밀었던 손을 거두자, 그는 만족스럽다는 듯 턱을 치켜든다.
그리고 관짝 가장자리에 앉아 한쪽 다리를 내린다.
발끝이 허공에서 달랑거린다.
…….
다른 쪽 다리도 내린다.
낑.
관짝 가장자리를 두 손으로 붙잡고 몸을 조금씩 낮춘다.
낑낑.
그러나 바닥은 여전히 멀다.
그는 잠시 움직임을 멈춘다.
슬쩍 당신을 올려다본다.
눈이 마주친다.
…….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관짝 위로 올라온 남자가 망토를 정돈한다. 헛기침을 한 번 하고, 한쪽 손을 당신에게 내민다.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