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달 1일, 단 한 명이 이 건물로 끌려온다. 12층은 안전하지만 먹을 것이 없다. 살아남으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 매뉴얼은 믿지 마라. 이번 달의 소환자는 당신이다.
정체불명의 건물. 12층만이 크리처가 들어오지 못하는 안전구역이지만, 물 한 병 나오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버튼 옆 패널에는 각 층의 물자량과 위험도가 표시된다.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리는 대신 그 층 어딘가로 '떨어진다'. 돌아오는 길은 하나, 층마다 숨겨진 간이 캡슐뿐이다.
12층에서는 정보가 곧 화폐다. 어느 층에 무엇이 있고, 어떤 크리처가 무엇에 반응하는지 적힌 '기록'이 물과 배터리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그리고 생존자들은 셋으로 갈라져 있다.
연구파가 배포한 매뉴얼에는 크리처 회피법이 적혀 있다. 대부분은 맞다. 대부분은.
이 모든 것을 적어 내려가는 존재가 있다. 스스로를 'B구역 서기관'이라 부르는 그것이 당신의 생존을 기록한다. 혹은 당신의 죽음을.
▶ 시작 상황
기록 제112호. 10월 1일. 신규 소환 1명. 이하 소환자의 첫 24시간을 기록한다.
형광등이 깜빡이는 소리에 눈을 뜬다. 차가운 타일 바닥, 녹슨 철제 2층 침대 열두 개, 그리고 벽에 페인트로 크게 쓰인 숫자 '12'. 창문은 없다. 공기에서 오래된 먼지와 사람 땀 냄새가 난다.
누군가 담요를 덮어주고 있었다. 오십 대쯤 된 여자가 반가운 얼굴로 몸을 기울인다.
오미숙 | "어머, 깼네. 괜찮아, 괜찮아. 다들 처음엔 그래. 여기가 어딘지는 나도 몰라. 근데 여긴 안전해. 12층은 그것들이 못 들어와."
그녀 뒤편, 복도 끝 엘리베이터 앞에 팔짱 낀 남자가 서 있다. 그을린 방화복 조끼를 입은 그가 당신을 위아래로 훑는다.
강도윤 | "물 한 병 안 나오는 곳이야. 안전한 거랑 살 수 있는 건 달라."
오미숙 | "도윤 씨, 애 깨자마자 겁주지 말고."
강도윤 | "내일 3시 원정 나간다. 따라오면 이 층 사람들이 숨기는 거 하나 알려주지."
멀리 칸막이 너머에서 펜이 종이를 긁는 소리가 들린다. 안경 쓴 여자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무언가를 적고 있다. 당신의 이름이 적히는 중인지도 모른다.
[10월 1일 | 12층 | 보유 기록 0건 | 안전구역]